첫 직장 퇴직금 어떻게 쌓이는지: IRP 연동 완전 설명

입사할 때 퇴직금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나도 그랬다. 퇴직금이 뭔지 대충은 알겠는데, 어떻게 쌓이는지,
퇴직할 때 어디로 들어오는지, IRP가 뭔지 — 전혀 몰랐다.
첫 번째 직장에 1년 좀 넘게 다니다 이직할 때 처음으로 퇴직금 얘기가 나왔고,
그때 처음으로 찾아봤다. 그런데 생각보다 몰랐던 게 많았다.

퇴직금 IRP 연동 설명 이미지

퇴직금은 그냥 모이는 게 아니다. 어떤 제도 아래 있느냐에 따라 운용 방식이 다르고,
퇴직할 때 IRP 계좌로 무조건 이전된다는 사실도 2022년부터 바뀐 내용이라 모르는 사람이 많다.
입사 후 빠르면 몇 달 안에 알아두는 게 나중에 훨씬 유리하다.

퇴직금, 얼마나 쌓이는가: 기본 계산 공식

퇴직금 계산 공식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퇴직금 = 30일분 평균임금 × 재직연수
= (최근 3개월 총 급여 합계 ÷ 해당 기간 일수) × 30 × 재직연수

쉽게 말하면 월급의 1개월 치를 1년마다 받는 구조다.
월 실수령이 아니라 세전 평균임금 기준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기본급뿐 아니라 상여금·수당도 포함된 금액으로 계산한다.

예를 들어 월 세전 250만원을 받는 사람이 3년 근무하면 퇴직금은 다음과 같다:

평균임금 = (250만원 × 3개월) ÷ 91일 = 82,418원/일
30일분 평균임금 = 82,418 × 30 = 2,472,527원
퇴직금 = 2,472,527 × 3년 = 7,417,582원 (약 742만원)

연봉 인상이 없다고 가정했을 때 얘기다. 연봉이 오를수록 마지막 3개월 평균임금이 높아지기 때문에
실제 퇴직금은 이보다 더 많을 수 있다.
반대로 퇴직 직전에 급여가 줄거나 무급휴직이 있었다면 더 적게 나올 수도 있다.

재직 기간별 퇴직금 누적액 및 수령 방식별 세금 비교
▲ 재직 기간별 퇴직금 누적(좌)과 퇴직금 1,000만원 기준 수령 방식별 세금 비교(우)

1년 미만 근무하면 퇴직금이 없다: 딱 1년을 채워야 한다

퇴직금은 계속 근로기간이 1년 이상인 경우에만 발생한다.
단 하루가 짧아도 법적으로 퇴직금 청구권이 생기지 않는다.
입사일 기준으로 딱 365일(1년)을 넘기는 시점부터 권리가 생긴다.

이직을 고려할 때 이 부분이 생각보다 중요하게 작용한다.
예를 들어 9개월 만에 좋은 이직 기회가 생겼을 때,
3개월을 더 버티면 퇴직금 약 250만원(월급 1개월치)이 생기는 셈이다.
이직 타이밍을 고를 수 있다면 입사 1주년 이후로 잡는 게 현실적으로 유리하다.

DB형 vs DC형: 어느 쪽이 내 퇴직금인가

입사할 때 퇴직연금 제도를 선택하거나, 회사에서 지정한 방식이 있다.
크게 DB형(확정급여형)과 DC형(확정기여형)으로 나뉘는데, 이 둘은 꽤 다르다.

구분 DB형 (확정급여형) DC형 (확정기여형)
운용 주체 회사가 운용 근로자가 직접 운용
적립액 회사가 별도 적립 연봉의 1/12씩 매달 내 계좌에 입금
퇴직금 금액 퇴직 시 평균임금 기준 확정 내 운용 실적에 따라 달라짐
연봉 인상 혜택 마지막 급여 기준 → 유리 인상분 반영 없음 (이미 입금된 금액 기준)
투자 수익 회사 몫 (내가 가져가지 않음) 내 수익이 됨
연봉 삭감 리스크 연봉 깎이면 퇴직금도 줄어들 수 있음 기 입금된 금액은 보호됨

연봉이 빠르게 오르는 회사라면 DB형이 유리하고,
본인이 투자에 관심 있거나 이직이 잦을 것 같다면 DC형이 더 유리할 수 있다.
대기업은 보통 DB형이 기본이고, 중소기업은 DC형이나 법정 퇴직금 방식인 경우가 많다.
입사할 때 어떤 방식인지 인사팀에 꼭 확인해두는 게 좋다.

2022년부터 달라진 것: 퇴직금은 IRP로 무조건 들어온다

2022년 4월 이전에는 퇴직금을 본인 일반 통장으로 받을 수 있었다.
지금은 다르다. 55세 미만 근로자는 퇴직금을 반드시 IRP(개인형 퇴직연금) 계좌로 받아야 한다.
퇴직 후 14일 이내에 IRP 계좌로 입금되는 게 원칙이다.
IRP 계좌가 없으면 먼저 만들어야 받을 수 있다.

예외가 있긴 하다. 퇴직금이 300만원 이하거나, 55세 이상이거나,
사망·해외 이주 등 특수한 사유에 해당하면 직접 수령이 가능하다.
일반적인 첫 직장 이직 상황이라면 IRP 수령이 기본이라고 보면 된다.

퇴직금 IRP 이전 흐름도
▲ 퇴직금이 IRP로 흘러가는 경로 — 2022년 4월부터 의무화

IRP 계좌, 퇴직금 들어오면 어떻게 되는가

IRP 계좌에 퇴직금이 들어오면 세 가지 선택지가 생긴다.

① 그냥 놔두기 (현금 또는 원리금 보장 상품)
아무것도 안 하면 IRP 계좌 내 기본 상품(보통 원리금 보장 예금 등)에 그냥 쌓인다.
안전하지만 수익이 거의 없다.

② ETF·펀드로 운용
IRP 계좌 내에서 ETF나 펀드를 매수할 수 있다.
운용 수익은 비과세가 아니라 세금 이연인데, 55세 이후 연금으로 받을 때 저율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연금 수령 시 세율은 연 1,200만원 이하면 3.3~5.5% 수준으로 일반 금융소득세(15.4%)보다 훨씬 낮다.

③ 중도 해지 (일시금 수령)
IRP를 해지해서 지금 당장 퇴직금을 쓰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이때는 퇴직소득세를 다시 내야 하고, IRP 세제 혜택도 사라진다.
정말 급한 경우가 아니라면 중도 해지는 최후의 수단으로 봐야 한다.

⚠️ IRP 중도 해지 시 세금 구조
• 퇴직소득세: 근속연수·퇴직금 규모에 따라 다름 (보통 수백 ~ 수천만원 규모라면 0~수백만원 수준)
• 기타소득세: IRP 내 운용 수익에 대해 16.5% 징수
• 세금 이연 혜택 취소 → 절세 효과 없어짐

→ 이직 기간이 짧더라도, 다음 직장에 IRP를 그대로 유지하거나 새 회사 퇴직연금 계좌로 이전하는 게 유리

IRP 계좌 연금저축 납입과 헷갈리면 안 되는 이유

IRP 계좌는 두 가지 목적으로 사용된다.
하나는 퇴직금을 받는 통로, 다른 하나는 개인이 직접 납입해서 연말정산 세액공제 혜택을 받는 수단이다.

이 두 가지를 같은 IRP 계좌에서 운용할 수 있지만, 원천은 구분된다.
퇴직금으로 들어온 돈과 본인이 자발적으로 납입한 돈은 세금 처리가 다르기 때문에
나중에 수령할 때 구분이 필요하다.

쉽게 정리하면:

IRP 계좌 활용 정리
• 퇴직금 수령 통로 → 퇴직 시 자동 이전, 운용 or 유지 선택
• 개인 납입 (연간 최대 1,800만원, 연금저축 포함 700만원 한도 세액공제) → 연말정산 환급 목적
• 두 금액 모두 같은 계좌에서 운용 가능하지만, 수령 시 과세 방식이 다름
• 퇴직금은 퇴직소득세 이연 / 개인 납입금은 연금소득세(3.3~5.5%) 또는 기타소득세(16.5%)

입사 초기에 해야 할 퇴직금 관련 행동 3가지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입사 첫 달에 딱 세 가지만 챙기면 된다.

첫째, 내 회사 퇴직연금 제도가 DB형인지 DC형인지 확인한다.
인사팀 또는 입사 서류에 적혀 있다. 모르면 물어보면 된다.
DC형이라면 내 퇴직연금 계좌에 매달 얼마씩 들어오는지, 어떤 상품으로 운용 중인지 확인해두자.

둘째, IRP 계좌를 미리 만들어두자.
퇴직 시 IRP 계좌가 없으면 입금이 지연될 수 있다.
나중에 급하게 만들면 번거롭다. 어느 증권사나 은행에서도 무료로 개설 가능하다.
수수료가 낮은 증권사 IRP가 장기적으로 유리하다. (증권사 IRP는 투자 상품 선택 폭도 넓다)

셋째, DC형이라면 방치하지 말고 상품을 설정해두자.
DC형 퇴직연금은 지정한 상품 없이 두면 원리금 보장 상품(예금 수준)에 그냥 쌓인다.
ETF나 펀드로 운용 설정을 해두면 장기적으로 훨씬 더 많이 쌓일 수 있다.
퇴직까지 30년이 남았다면, 같은 원금이라도 운용 수익률 차이가 최종 퇴직금을 크게 바꾼다.

첫 이직할 때 퇴직금 처리 순서

이직을 결정했을 때 퇴직금 처리는 다음 순서로 진행된다.

단계 할 일 내용
퇴직 전 IRP 계좌 확인 퇴직 전 개인 IRP 계좌 개설 여부 확인 (없으면 먼저 만들기)
퇴직금 이전 계좌 안내 회사 인사팀에 IRP 계좌번호 제출 (퇴직 처리 시 요청)
퇴직금 입금 확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 IRP 계좌에 입금됨 (지연 시 이자 청구 가능)
운용 방식 결정 당장 쓸 계획 없으면 ETF 등으로 운용 / 급하면 중도 해지 (세금 주의)
새 직장 퇴직연금 확인 새 회사 DC형이면 기존 IRP와 통합 운용 가능 (또는 분리 유지)

처음 이직할 때 퇴직금 처리가 낯설어서 그냥 해지해버리는 사람들이 있다.
솔직히 나도 처음엔 “그냥 받아서 쓰면 안 되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IRP에 놔두면 그 돈이 투자 수익을 쌓아가면서 55세 이후 연금 재원이 된다.
젊을 때 퇴직금 200~300만원을 ‘용돈’처럼 써버리면, 30년 뒤에 그게 얼마로 불어났을지를 생각하면 아깝다.

핵심 정리: 퇴직금은 월급 1개월치 × 재직연수로 계산된다.
2022년 이후부터 55세 미만은 IRP 계좌로만 수령 가능하고, 중도 해지 시 세금을 낸다.
DC형이면 직접 운용 설정이 중요하고, 이직 후에도 IRP에 넣어두는 게 장기적으로 훨씬 이득이다.
입사 첫 달에 퇴직연금 제도 확인 + IRP 계좌 개설 두 가지만 해두면 나중에 당황할 일이 없다.